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화가 가운데 요하네스 베르메르(Johannes Vermeer·1632~1675)가 있다.
그의 고향은 네덜란드 델프트(Delft). 베르메르가 태어나 마흔세 살 짧은 생애를 살며 사랑하고, 그림을 그렸던 도시다. 베르메르 그림이 인기가 좋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림에 등장하는 파란색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도 그 하나다. 베르메르 그림에는 파란색이 많이 등장한다. 언제부턴가 그의 대표작이 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비롯해 《우유 따르는 여인》 《레이스 뜨는 여인》 《물 주전자를 든 젊은 여인》 《버지널 옆에 앉아 있는 젊은 여인》 《연애편지》 등 많은 그림에서 파란색이 시선을 끈다.

베르메르는 어떤 안료로 이런 파란색을 만들어냈을까? 그의 팔레트에는 어떤 물감이 들어 있었을까? 그의 그림에 쓰인 파란색 안료의 대부분은 청금석(靑金石), 즉 라피스 라줄리(Lapis Lazuli)라는 광물로 만든 ‘울트라 마린(ultramarine)’이라는 안료다. 광물질이므로 캔버스에 그리기 위해 곱게 갈아서 아교와 오일 등을 섞어 만든 안료가 바로 울트라 마린이다.

암스테르담도 아닌, 델프트라는 소도시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도 동인도회사의 출범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동인도회사가 도자기 무역을 했기 때문에 델프트 웨어(delftware·델프트 그릇)를 만들던 네덜란드 사기장들은 비로소 동양의 푸른빛, 청화백자(靑華白磁)를 만날 수 있었다.

1620년 명나라 만력제(萬曆帝·재위 1572~1620)가 사망한 뒤부터는 모방이 본격화되었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노선이 끊겼기에, 자연스레 모방 제품에 대한 수요가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코발트블루를 사용한 유럽 최초의 도기인 ‘델프트 블루’가 탄생하고, 델프트에도 공장이 급속히 늘어나게 된다.

독일 마이슨(Meissen)에서 1710년 유럽 최초의 경질 자기를 만들기 시작한 이후 유럽 각국에서 자기를 생산하기 시작하자, 이에 대항할 경쟁력이 없었던 델프트 도기는 쇠락할 수밖에 없었다.
1750년 무렵부터 델프트 웨어는 식탁에 놓이는 그릇이나 접시보다는 주로 미적인 장식용품 생산 쪽으로 흘러갔다. 18세기 말쯤에는 장식용이 아닌 실용 도기는 영국(특히 웨지우드)과 독일 도자기에 밀려 거의 시장을 잃었다.

코발트블루라는 색이 이렇게 귀중하고 멋진 색인지 몰랐었다.
비록 짝퉁이었지만 청화백자를 모방한 도자기들은 나름의 멋이 있었다.
알고 보니 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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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상상만두
나인모티브(주) 대표이사
그래픽잼(www.graphicjam.co.kr)에서 그래픽 레코더로 활약중